여행기/스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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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에서 길을 잃다(스페인 여행기 6)여행기/스페인 2023. 1. 25. 01:22
2004.3.1 친숙해진 마드리드는 이제 내겐 낯선도시가 아니었다. 세고비아행을 마치고 소피아국립미술센터에 가기로 일정을 잡았다. 원래는 병원이었으나 미술관으로 개관하여 스페인의 대표적인 현대미술의 거장들을 모두 접할 수 있는 장소가 된 곳이다. 내가 자주가던 아토차역의 열차폭탄테러 그리고 아토차역 소피아국립무술관은 아토차역 부근에 자리잡고 있는데 이곳에서 얼마전 폭탄테러가 있었다. 아토차역을 이용했던 나였는지라 한국에 도착하고 갑작스러운 테러소식은 내게 충격이었다. 아토차역 열차테러 2004년 3월 11일에 일어난 열차 폭탄 테러 13개의 폭탄이 동시다발로 폭발했다 테러 원인은 2003년 이라크전쟁때 스페인이 미국을 지원하고 파병한 것에 대한 보복으로 추정한다. 오전 7시 30분경에 발생하여 사망자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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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좋아하는 미로 미술관 (스페인 여행기5)여행기/스페인 2023. 1. 13. 22:07
2004년 2월 19일 바르셀로나에서의 마지막날은 사람들이 많아서 관람하지 못했던 미로미술관과 해변을 거닐기로 했다. 밤 9시에 그라나다로 출발하기에 오늘 일정은 빠듯하다. 정확히 10시에 문을 여는 미로미술관 앞에 내가 떡하니 서있었다. "이곳만큼은 꼭 가야하니까.." 내 뒤로 유치원생들이 줄지어 섰는데 아이들의 얼굴엔 물감칠이 되어있고 더러 꼬불꼬불 수염도 그려 넣은 아이도 있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는 광경이다. 그 아이들보다 일찍 들어가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마치 내가 어린아이가 된 기분이다. 후에 알아보니 후안 미로는 가정에 충실하고 큰 사건 없이 조용히 작품활동을 한 보기 드문 예술가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동일시대를 살았던 달리의 작품과는 사뭇 느낌이 다르다. 아이가 만든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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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셀로나에서 만난 사람들 (스페인 여행기4)여행기/스페인 2022. 12. 23. 20:43
2004년 2월 15일 비포 썬 라이즈 남녀가 기차 안에서 만나 비엔나에서 하루 동안 여정을 함께하지만 6개월 후 약속만 남긴 체 각자의 길로 떠난다는 영화. 정말일까? 정말 그렇게 될 수 있을까? 우연히 기차에서 만난 사람과 단 하루만에 온 마음을 열어줄 수 있는 것일까? 유럽여행은 그런 로망이 있었다. 현실은 그런 로망보다는 내가 소매치기당하진 않을까 노심초사한 시간이 많았지만.. 언어의 장벽은 여행기간 동안 두려움으로 점철된 시간이었다. 소통은 그만큼 중요했다. 프랑스 교민과 영국유학생 민박집에서 만난 여자 셋은 BAR에 앚아 에스프레소를 마시며 수다를 떨었다. 두 분은 나처럼 혼자서 여행중이었는데 한분은 영국에서 공부를 하던 분이고 한분은 프랑스에 머무는 교민이셨다. 영국유학생은 나와 비슷한 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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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츄파춥스를 달리가 디자인했다고? (스페인 여행기 3)여행기/스페인 2022. 12. 21. 11:42
2004년 2월 18일 1. 마트에 가면 꼭 있는 츄파춥스 지금도 유명하지만 더 대단했던 시기가 있었다. 90년대 중반으로 기억된다. 그때 동네 슈퍼 앞 매대에 진열되어있는 히트상품이었다. 내게 1일 3츄파는 기본이었다. 2. 원래는 몬세라트로 향하려고 했던 일정 민박집에서 만난 프롱스 교민분이 내내 달리미술관에 가고 싶다면서 일정에 아쉬움을 나타내셨다. 그분 말씀이 세계적인 사탕 츄파춥스 사탕 포장지를 달리가 디자인했다고 하는데 나는 그 사탕껍질 하나에 마음이 훅 넘어가버렸다. "오호..내가 좋아하는 츄파춥스를?" 그때까지만 해도 나는 달리를 잘 몰랐었다. 창업자 베르나트는 친구인 달리를 찾아가 마케팅 고충을 토로했는데 달리가 이 로고를 만들었다고 전해진다. (항상 궁금했다. 유명인친구들은 그 친구 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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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쓴맛,단맛, 짭짤한 맛 다 아는 남자 고야 (2)여행기/스페인 2022. 12. 13. 00:02
복잡다양한 감정의 소유자 고야 고야 그는 누구인가? 미술을 좋아하든 그렇지 않든 고야라고 하는 스페인 화가에 대해 한번쯤은 이야기를 들어봤을 것이다. 나는 세잔을 좋아했다. 그냥 평범한 주부인 나는 어린 시절부터 세잔을 좋아했다. 세잔과 고야는 느낌이 많이 다르다. 당시는 고야의 진품을 눈으로 보면서도 아주 큰 감흥이라는 걸 느끼지 못했는데 그 이유를 이제야 알 것 같다. 당시 나는 세상이 참 달콤해보였기 때문이었다. 고야는 굉장히 현실적인 사람이었다. 스무 살 중반의 내가 고야의 현실성이 깊은 그림을 이해하고 담기에는 많이 부족함이 있었다. 지금 고야의 그림을 보면 느끼는 감정이 많이 다르다. 단순하게 말해 세상 쓴맛 단맛 쾌락의 맛 다 보여주는 그런 화가다. 2004년 2월 11일 이 거대한 미술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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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은 축구만 유명한 게 아니다. 유명한 화가가 아주 많다. (1)여행기/스페인 2022. 12. 8. 01:15
2004년 2월 11일 황금꽃 같은 마드리드 어제 하늘에서 바라봤던 마드리드의 야경 내게 마드리드의 첫인상은 황금꽃과 같은 느낌으로 다가왔다. 잠을 푹 자두 었지만 피곤한 몸을 가눌 수가 없었고 두려운 마음을 접고 마으를 다 잡는다. 처음으로 가게 된 곳은 '레티로 공원' 지하철 레티로 역에서 내려 지하도를 거쳐 공원으로 갈 수가 있었다. 아저씨 두 분이 아침부터 그곳에 자리를 잡아 아코디언을 연주했다. 약간의 돈을 주었는데 생각보다 많은 돈을 주었다. 그들은 내게 고마운지 멋있는 노래 한 곡조를 선사해준다. 프라도 미술관으로 가는 도중에 만난 두 여인이 나를 붙잡는다. 여인들은 나보고 영어를 하냐고 묻기에 그냥 기초 이해만 한다고 하니 갑자기 손에 든 지도를 나보고 가지라고 한다. 나는 프라도 미술관 ..